Inside of Spectacle
내부보기
2017-2018
부산
멀리서 바라본 도시는 장대한 스펙터클이다.
유리와 철,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념비처럼 솟아오른다.
그 형성은 마치 초인적인 기계들이 만들어낸 듯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진실은 반대에 있다.
도시의 벽 너머엔 아직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 휘어진 전선, 먼지를 머금은 고무통과 구겨진 종이 한 장이 있다.
찬란한 외피 속에는, 인간의 손이 남긴 흔적이 고요하게 숨쉬고 있다.
이 거대한 도시는 결국, 작고 느린 손놀림 반복으로 세워진 것이다.
손가락이 벽을 문지르고, 팔이 무게를 감당하고, 등이 구부러지는 시간 속에서 벽이 자란다.
이 사진은 바로 그 스펙터클의 내부를 응시한다.
완공된 외관이 아닌, 그 속을 구성하는 숨결을 포착한다.
겉으로 보이지 않던 인간의 시간이, 무심한 공간의 틈에서 드러난다.
빨간 고무 대야, 종이 봉투, 손이 칠한 벽면. 이 모든 것들이 노동의 풍경이자, 침묵의 기록이다.
우리는 도시를 마치 스스로 자라나는 존재처럼 말하지만, 실상 도시는 손의 역사다. 숨, 땀, 고통, 침묵이 층층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벽이 세워질 때, 우리는 그 안에 갇힌다.
우리는 도시를 짓지만, 동시에 그 안에 자신을 가둔다.
진보의 소음 속에서 일어나는 고요한 간섭이다.
스펙터클의 이면, 그 안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한 시선이다.
From a distance, the city appears as a grand spectacle—a monument of glass, steel, and ambition.
Its construction seems almost mechanical, as if born from the cold hands of cranes and machines.But step closer. Look inside.
Behind every towering wall is a hollow space, raw and unfinished.Inside that space: a tangle of wires, a patch of concrete, a dented tub holding the dust of work.
Here, the myth of grandeur dissolves into the silence of human effort.
Every inch of this vast city is made not by machines, but by hands.
By fingers rough with mortar. By arms carrying weight. By backs bent over repetition.
This photograph captures that hidden moment—the interior of spectacle.
It does not show the completed skyline, but the pulse behind it.
The pause between layers.
The human scale within the inhuman.
It is not beauty that is framed here, but the fragile machinery of labor.
A red tub. A torn paper sack.
A concrete wall bearing the brush marks of someone’s hand.
We often speak of cities as though they build themselves,but in truth, the city is an archive of human touch.
It is built not only with hands, but with breath, sweat, and time.
And as the walls go up, so do the enclosures.We build the city, and in doing so, build the cage we live in.
INSIDE OF SPECTACLE is a quiet interruption in the noise of progress—a reminder that behind every spectacle, there is someone inside.